태풍_나쓰메 소세키
from 호랑이 2012/02/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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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野分 | 나쓰메 소세키 | 현인


<태풍>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 중 작품성이나 재미가 좀 떨어진다. 등장하는 도야 선생에 나쓰메 소세키가 많이 겹쳐 보이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도야의 말이나 연설로 직설적으로 나타난다. 결말에서 반전이라면 반전이랄 수 있는 사건이 있는데 책을 덮고 난 뒤 도야의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되는 걸 보면 나는 역시 그의 높은 이상이나 인격의 가치 보다 아내의 생활비 걱정에 더 많이 동조한 거 같다.
책 앞에 붙여진 '문사의 생활' 이란 글은 재밌다. 나쓰메 소세키가 왠지 변명하는 것 같아 우습기도 했는데 사실이 그러했으니 그렇게 쓴 거겠지. 그리고 좀 귀엽기도 하다.
책의 만듦새는 후지다. 나쓰메 소세키 사진에 이물질 들어가 있고 ㅜㅜ 본문 글자가 번진 부분도 있고 그림 설명이나 페이지마다 제목을 쓴 폰트는 구리다.


어쩌면 선생은 장식 이외의 어떤 것을 목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이 이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을 확인하면 확인할수록 아내는 불쾌해진다. 여자는 장식에 살고 장식에 죽는다. 대다수의 여자는 자신의 운명을 지배하는 연애조차도 장식시 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연애가 장식이라면 연애의 중심인 애인은 물론 장식품이다. 아니, 자기 자신조차 장식품이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장식품이라고 보지 않는 사람을 평하여 바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여자는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자신이 그렇게 바라본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자기 주위를 둘러싼 사물이나 인간이 이 장식용 목적에 합당하지 않은 것을 발견하면 왠지 모를 불쾌감을 느낄 뿐이다. (p.72)

인간의 교제에는 언제나 '아차'가 생략된다. 생략된 '아차'가 거듭되면 싸움 없이도 절교를 하게 된다. 친한 부부, 친한 친구가 마음 속의 '아차, 아차' 때문에 점차로 서로에게 정나미가 떨어지게 되는 법이다. (p.180)

"그렇다면 내 말을 흔쾌히 받아들이면 될 게 아닌가. 스스로 불쾌한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봐서, 자네 눈에 비친 나까지도 불쾌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다카야나기 군은 한동안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랬다, 자신은 세상을 불쾌하게 하기 위해서 살아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p.239)

2012/02/09 22:36 2012/02/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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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입때 2012/02/10 03:1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나쓰메 소세키 작품은 아무 출판사에서나 막 나오는 경향이 있는 듯... 저작권 저촉 안되기 때문일까요? 표지도 좀 격이 떨어지는 느낌이에요.

    • 키드 2012/02/10 11:40  address  modify / delete

      잘은 모르겠지만 이 출판사 약간 1인출판사 느낌이 나더라고요. 이 출판사에서 주로 나쓰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 소설이 번역되어 나오는데요. 보통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위주더라고요. 출판사에서도 그걸 강점으로 내세우는지 '국내미출간소설'이라는 걸 강조하고 있고요. 그런데 번역자가 출판사 대표 이름에도 등록되어 있었어요(제 기억이 맞다면). 출판사 주소도 서울의 어느 아파트로 되어 있었음(이런 걸 왜 찾아봤는지 원;;) 그리고 번역자도 국문학 전공자였는데, 일본에 가서 직장생활하다가 돌아와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그래서 더 자세히 읽었나;;). 암튼 제 생각으로는 번역자가 번역/출판 모두 한 게 아닐까 싶음;; 그래서 표지 디자인이나 편집 이런 게 참 허술하게 느껴지던데요. 그래도 국내미출간 일본 소설을 읽을 수 있게 해줬다는데 좀 고맙기도. ㅠ_ㅠ

    • 지온 2012/02/10 11:59  address  modify / delete

      아, 나쓰메 소세키는 저작권에서 벗어나는군요! 표지는 가쓰시카 후쿠사이의 그림이라는데 (일본전통화에 유명한 사람인가??) 뭐 이건 나름 괜찮은 듯도 해요. 한데 뒷표지에는 들판에 휘어져 서 있는 나무 사진이 필터링된 색채로 들어가 있어요. 그건 좀 뜬금없다 싶었어요.

    • 입때 2012/02/10 21:19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출판사 주소 눈여겨보는 편인데 키드니는 더욱 꼼꼼히 읽는군요!
      셜록 뺨치는 추리키드의 활약 같은 느낌 ^^
      책 한권으로 출판사현황 모두 파악하다니.. 놀라워요
      전자책 유행으로 앞으로는 1인출판 더욱 유행할 거라는데, 더 다양한 책들이 세상에 나오는 건 좋지만 더불어 질도 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되요.

    • 지온 2012/02/11 00:14  address  modify / delete

      포스터를 인용하여 "아무 것도 없는 것보다는 형편없는 게 낫다고 생각하죠. 바로 그래서 여기 그렇게 훌륭한 게 많은 겁니다." 책들도 그러길 바라봅니다.

  2. 벨로 2012/02/10 09:3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포스팅에 '후지다' 등장. (책의 만듦새는 후지다) ㅋㅋ
    이물질은 너무했어 정말; 인쇄소 잘못이려나? 담당자들도 당황했을 듯. 출판사 이름이 '현인'?
    72페이지 '대부분의 여자'에 대한 평 완전 공감. 내 친구 모델로 쓴 거 같다;;

    • 키드 2012/02/10 11:48  address  modify / delete

      출판사에 관한 정보는 위에 내가 쓴 댓글 참조. ㅋㅋ 난 책에 등록된 출판사 주소 보고 막 이런 상상. '아.. 이사람, 번역/출판하면서 근근이 먹고 살아가나보다 ㅠ_ㅠ'하는. (주소가 서울의 대표적 서민동네였음. 게다가 **구 **동 **아파트 몇 호라고 되어있던데 그걸 보고 사무실도 못차리고 '집'에서 하는구나 싶었다능;;)-

    • 지온 2012/02/10 12:03  address  modify / delete

      나쓰메 소세키가 작품에서 '아내'(혹은 여자)를 묘사하는 것이 한결같은 거 보면 좀 안돼보이기도 해요. (내 주제에 뭐라고 ㅋㅋㅋ) 그런데 그런 대다수의 여자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죠. 저도 '장식용'을 다르게 적용시킨다면 그런 면이 있고요.

      ㅎㅎㅎㅎ 키드니 그런 정보도 다 찾아 읽는 거 키드니 답다는 생각도 들어요.

  3. 키드 2012/02/10 11:5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난 이거 인터넷 서점에서 미리보기로 '문사의 생활'만 읽었어요. 그건 좋았는데... 본 작품은 그렇단 말이지요?! 에잉;; 좀 흥미 반감; ㅎㅎ 그럼에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생각해보니 나쓰메 소세키 번역된 것 중에 <명암>을 여태 안 읽었지 뭐요! ㅎㅎ 참 이상한 게 백수가 되면 나쓰메 소세키가 더 읽고 싶어지더라고요. ㅎㅎ 역시 고등유민의 일기는 '유민' 상태에서 읽어야 하나? ㅋㅋ

    • 지온 2012/02/10 12:06  address  modify / delete

      이 책은 짧고 가벼워서(?) 금방 읽혀요. 나쓰메 소세키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처음 읽는데도 한 번 읽어본 느낌도 들고요.
      나도 <명암> 사놓은지 한참됐는데 아직 못 읽었어요. 일단 너무 두꺼워서 그리고 마지막 작품이니까 안 읽은 다른 작품 다 읽고 읽고 싶은 생각도 들고요.

  4. 미즈키 2012/02/22 01: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밑줄 그은 부분 보면서 대체 번역을 누가 했나 싶었는데 키드니 댓글로 한방에 이해함~
    백수때는 나츠메 소세키라..맞는 말인 거 같네요.
    그런 의미로 산시로 재도전?ㅋㅋㅋㅋ 아냐~다른 거 읽다 만 것도 ...

    • 지온 2012/02/22 15:33  address  modify / delete

      제가 보기에 그 중 <산시로>는 백수 때랑 좀 안 어울리는 작품인 듯 싶어요.

  5. 키드 2012/03/26 19:0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거 다 읽고 나서 이 포스팅 한 번 더보는데.. ㅎㅎ '장식'이랑 '아차'는 책 읽다 보니 나도 공감해서 따로 적어두게 되더라능. ㅋㅋ 근데 여기와서 다시 보니 지다 니도 적어두었구먼- 이 책 진짜 본문 빼고 폰트 너무 구림; ㅋㅋㅋ 오타도 발견했어. 우유를 유우라고 해놨더라? ㅋㅋ

    난 도야도 도야지만 다카야나기 앞으로 어떻게 할라구? 싶어지더라는 ㅎㅎ

    • 지온 2012/03/26 19:48  address  modify / delete

      나도 키드니가 읽은 책 따라 읽고 나중에 보면 밑줄긋기 겹치는 부분이 자주 있더라구요.
      암튼 이 책은 좀 후지게 만들어졌고... 같은 출판사에서 <갱부/도련님> 이것도 마음에 안 드는게 왜 도련님을 같이 붙였는지, 그게 좀 별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