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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방_영화
from 호랑이 2012/01/24 18:32

ebs에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영화 <전망 좋은 방>을 한다기에 회원가입까지 했는데 저작권 때문에 온에어 서비스가 되지 않아 다운 받아 봤다. E. M. 포스터의 원작을 워낙 좋아하고 해피엔딩이란 걸 알고 있기에 영화가 시작하며 내 입가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캐릭터와 배우들에 대해 한마디씩 하자면...
한 번도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배우 루시 역의 헬레나 본햄 카터, 1985년 작품이니 그녀가 스무살 무렵 찍은 것이다. 젊은 시절이라고 해도 역시 감탄할 미모는 아니지만 사랑스러움은 뚝뚝 묻어난다. 통통한 볼이랑 풍성한 (파마)헤어스타일 귀엽던데! 그리고 조지 앞에서 경계하는 모습이나 세실 앞에서 따분한 표정을 짓는 등 기억에 남는 연기를 선보인다.
세실 역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이 배우의 작품을 본 기억은 없지만 내가 갖는 이미지는 무척 남성적인 캐릭터였는데 이 영화에서 완전 샌님으로 나온다. (벨로 니 식으로 표현하면 '쪼다'같더라는) 루시의 동생 프레디는 세실에 대해 '책을 빼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했는데 이 얼마나 매력적인 설정인가! ... 싶지만 이 이야기 안에서는 그저 사랑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일 뿐. 불쌍한 세실에게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전한다.
조지 역의 줄리안 샌즈, 이 배우는 얼굴도 이름도 여기서 처음 봤는데 원작의 조지 그대로 영화에서도 무척 매력적이다. 그의 매력은 엉뚱하고 자유롭고 사랑을 믿는다는 점. 그러나 약간의 그늘을 이용해 여자를 후린다. (하하. 이렇게 써서 미안해.) 아버지랑 사이가 좋은 점도 참 의외였다. (난 어째서인지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대한 고정관념이 뿌리 깊은 듯)
그리고 프레디도 책을 읽으며 상상했던 모습 이상으로 영화에서 재현된다. 에머슨 씨, 샤롯, 소설가 래비시 역의 배우도 훌륭하고 배경과 음악의 조화도 완벽하다. 원작에 전혀 누를 끼치지 않는 영화라 말하겠소.
책을 읽으면서도 장면이 그대로 눈앞에 떠오르는 듯한 섬세한 묘사에 감탄했는데 영화에서 신성한 호수에서 목욕 장면의 등장에 깜놀. 19금으로 적나라하게 찍어낸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쩝- 사실 그렇게 적나라하게 찍지 않아도 괜찮았을텐데.
1월이고 하니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마다 올해 베스트를 떠올리는데 이 영화 역시 올해 베스트가 (개봉작은 따로 꼽겠지만) 확실하다. dvd 주문하고 오디오북도 다운 받았다. 그런데 오디오북 읽는 사람 목소리가 너무 방정맞아서 별로 듣고 싶지가 않다. 대신 책을 다시 한 번 읽어야지. 영화에서 루시와 세실의 약혼이 너무 갑작스럽다고 느꼈는데 이탈리아 여행 전부터 원래 루시와 세실이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지 확실한 기억이 없는데 확인해 봐야겠다.

2012/01/24 18:32 2012/01/24 18:32